Rethinking Bradley-Terry: 왜 이 식으로 reward를 만드는가

Rethinking Bradley-Terry Models in Preference-Based Reward Modeling: Foundations, Theory, and Alternatives (Sun et al., University of Cambridge, ICLR 2025)

Introduction

#1#2은 둘 다 같은 식을 아무 의심 없이 썼다. 두 궤적(또는 두 응답)의 예측 보상을 지수함수에 태우고 소프트맥스를 취해 “사람이 어느 쪽을 고를 확률”을 만드는 식이다.

\[\hat P[\sigma^1 \succ \sigma^2] = \frac{\exp \sum \hat r(\sigma^1)}{\exp \sum \hat r(\sigma^1) + \exp \sum \hat r(\sigma^2)}\]

이 식은 Bradley-Terry(BT) 모델(1952)이다. 그런데 이 식은 원래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을까. Ralph Bradley와 Milton Terry가 1952년에 이 식을 제안했을 때 문제는 “리그전에서 여러 시즌 동안 반복 대결한 팀들의 실력을 매기는 법”이었다. 한 팀은 시즌 내내 수십 번 경기를 뛴다. 그런데 LLM reward modeling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프롬프트 \(x\)에 대한 응답 \(y_1, y_2\) 한 쌍은 딱 한 번 비교되고 그걸로 끝이다. 같은 응답 쌍이 다시 비교되는 일은 거의 없다. 축구 리그 순위표를 매기던 도구를, 평생 단 한 번 마주친 두 사람의 매력을 비교하는 데 그대로 갖다 쓰는 셈이다. 이 전용(轉用)이 왜 아무 문제 없이 성립하는지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정식으로 따져보지 않았다.

Hao Sun(University of Cambridge), Yunyi Shen(MIT), Jean-Francois Ton(ByteDance Research)의 이 논문은 정확히 이 질문을 붙잡는다. 논문은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1. 플레이어 수가 비교 수보다 많은 상황(LLM 정렬의 전형적 상황)에서 BT 모델을 쓰는 게 이론적으로 정당한가? 정당하다면 무엇이 그 성공을 뒷받침하는가?
  2. BT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는가?
  3. 관례적으로 같은 프롬프트의 응답끼리만 비교하는데, 다른 프롬프트의 응답끼리 비교하면 더 나은가?

결론부터 미리 적는다. (1) BT는 임베딩 기반 신경망으로 구현할 때 실제로 수렴한다는 것을 이 논문이 최초로 증명했다 — 이론적으로 근거가 있다. 하지만 (2) 그 근거는 “BT만이 유일한 답”이라는 뜻이 아니다. reward 모델링에 정말 필요한 조건은 order consistency(순서 일관성)라는 훨씬 느슨한 성질이고, BT는 그 조건을 만족하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다. 저자들은 order consistency를 만족하는 classification 기반 대안을 제시하고, 6개 base LLM·2개 데이터셋·12,000개 이상의 실험 설정에서 이 대안이 BT를 이긴다는 걸 보인다. (3) 같은 프롬프트끼리만 비교하는 관행도 근거가 약하다 — 프롬프트를 섞어 비교하는 쪽이 이론적으로도 실증적으로도 낫다.

이 논문은 ICLR 2025에 Oral로 채택됐다(카메라레디 제목은 “Rethinking Reward Modeling in Preference-based Large Language Model Alignment”로 arXiv 버전과 살짝 다르다). 이 시리즈에서 이 글이 서 있는 위치는 명확하다 — 1편·2편이 전제로 깔았던 BT 손실의 근거 자체를 캐묻는 자리다.

Background

BT 모델과 Luce-Shephard 선택 규칙

BT 모델은 Luce-Shephard 선택 규칙의 특수 케이스다. 두 선택지 \(i, j\) 중 \(i\)를 고를 확률이 각 선택지의 utility \(u(\cdot)\)에 비례한다고 가정하면,

\[P(i \succ j) = \frac{u(i)}{u(i) + u(j)} = \frac{\exp(r(i))}{\exp(r(i)) + \exp(r(j))} = \mathrm{softmax}(r(i), r(j))\]

가 나온다. 여기서 \(r(\cdot) = \log u(\cdot)\)는 log utility다. 이 식 자체는 낯설지 않다. 1편에서 이미 다뤘다. 이번 글이 파고드는 건 “이 식을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는가”다.

두 가지 다른 용도 — 파라미터 추정 vs 예측

논문이 지적하는 첫 번째 사실은, BT 모델의 고전적 용도와 reward modeling에서의 용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Chatbot Arena(Chiang et al., 2024)가 전형적인 고전적 용도다. 130개의 LLM을 플레이어로 놓고, 사람 투표를 경기 결과로 취급해 170만 건 이상의 비교를 모았다 — 모델 한 개당 평균 26,000경기다. 목표는 각 모델에 스칼라 점수 \(r(\cdot)\) 하나를 매기는 것, 즉 직접 파라미터 추정이다. \(N\)명의 진짜 실력을 무작위 쌍대 비교로 추정하려면 이론적 하한이 \(\mathcal{O}(N\log N)\) 번의 비교다(직관: 정렬 알고리즘 퀵소트가 평균 \(N\log N\) 번의 비교로 끝나는 것과 같은 이유). 알려진 최선의 방법은 \(\mathcal{O}(N\log^3 N)\) 비교면 충분하다(Han et al., 2020).

reward modeling은 이 조건을 하나도 만족하지 않는다. \(N\)개의 프롬프트-응답 쌍이 있다면 비교는 겨우 \(N/2\)건이다.

\(N/2\)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한 줄이면 된다. 표준 선호쌍 데이터는 (프롬프트, chosen, rejected) 형태라 비교 1건이 응답 2개를 소비한다. 그러니 응답이 \(N\)개면 비교는 \(N/2\)건이고, 뒤집어 말하면 응답 하나는 평생 딱 한 번만 비교에 등장한다.

이 “1번”이라는 숫자가 문제의 전부다. 앞의 두 세팅을 플레이어 한 명 기준으로 환산해보자.

  플레이어 수 총 비교 수 플레이어당 경기 수
Chatbot Arena 130개 모델 170만 건 26,000경기
BT reward modeling \(N\)개 응답 \(N/2\)건 1경기
이론적 하한이 요구하는 양 \(N\)개 \(\mathcal{O}(N\log N)\)건 \(\mathcal{O}(\log N)\)경기

\(N=100{,}000\)이라면 하한은 응답 하나당 대략 열몇 경기를 요구하는데, 실제로 가진 것은 1경기다. 총량으로 봐도 \(N/2\) 대 \(N\log N\)이니 \(2\log N\)배가 모자란다. 하한의 로그 배수는커녕 선형에도 못 미친다는 말이 이 뜻이다.

체스로 바꿔 말하면 이렇다. 10만 명이 참가한 대회에서 각자 딱 한 판만 두게 하고, 그 결과로 10만 명 전원의 레이팅을 매기라는 요구다. 이긴 사람이 진 사람보다 세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개인의 점수를 데이터만으로 확정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목표도 다르다. 학습에 쓰인 응답 쌍의 점수를 아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 응답에 점수를 매겨야(예측) 한다. 논문의 Table 1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항목 LLM Arena BT Reward Modeling
목표 직접 파라미터 추정 모델 파라미터화(함수 근사)
예측 필요 여부 불필요 필요
비교 수 충분(N=130에 170만 건) 매우 희소(N/2건)
BT 모델 종류 고전적 BT BT-회귀(BT-regression)
요구조건 최소 \(\mathcal{O}(N\log N)\) 비교 covariate가 필요

비유하자면 이렇다. 챗봇 아레나는 시즌 내내 같은 팀들이 반복해서 맞붙는 프로 축구 리그다. 순위표는 실제 대결 결과가 충분히 쌓이면 저절로 안정된다. 반면 LLM reward modeling은 평생 단 한 번 만난 소개팅 상대의 매력도를 그 한 번의 만남만으로 추론하는 것과 같다. 재대결이 없으니 “그 사람 자체의 점수”를 직접 추정할 방법이 없다. 대신 쓸 수 있는 건 그 사람의 특징(옷차림, 말투, 학력 같은 covariate)뿐이고, 그 특징으로부터 매력도를 예측하는 함수를 배워야 한다. LLM에서 이 covariate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문장 임베딩이다.

사람 라벨은 어떤 확률 모델에서 나오는가

BT 손실은 “사람이 \(y_1\)을 고를 확률“을 예측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두 응답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가 정해져 있다면, 사람은 늘 그 쪽을 골라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사람의 선택이 확률적인가?

논문은 이 확률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두 가정으로 분해한다.

가정 1 — 진짜 품질은 흔들리지 않는다. 응답 \((x,y)\)에는 oracle utility \(r_{x,y}\)가 존재하고, 이 값은 결정론적이다. 즉 “이 답이 저 답보다 낫다”는 사실 자체는 고정되어 있다.

가정 2 — 그런데 사람은 그 값을 직접 보지 못한다. annotator \(A\)가 실제로 보는 것은 진짜 값에 자기 개인의 편향 \(b(x,y,A)\)가 얹힌 값이다. 그리고 그 얹힌 값끼리 비교해 결정론적으로 고른다.

\[\mathbb{1}(y_1 \succ y_2 \mid x, A) = \mathbb{1}\bigl(r_{x,y_1} + b(x,y_1,A) > r_{x,y_2} + b(x,y_2,A)\bigr)\]

\(\mathbb{1}(\cdot)\)은 안의 조건이 참이면 1, 거짓이면 0인 indicator function이다. 이 식이 말하는 것은 개별 annotator는 동전을 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자기가 보는 값을 기준으로 확실하게 고른다.

그러면 확률은 어디서 오는가. 누가 라벨링을 하느냐에서 온다. 간결한 답을 좋아하는 사람과 자세한 답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같은 두 응답을 주면 서로 다른 답을 고른다. 라벨러 풀에서 한 명을 무작위로 뽑는 순간 그 사람의 편향도 함께 뽑히고, 그래서 바깥에서 보면 결과가 확률적으로 보인다.

이제 식을 정리해보자. \(\Delta r = r_{x,y_1} - r_{x,y_2}\)(진짜 품질 차이), \(\Delta b = b(x,y_2,A) - b(x,y_1,A)\)(편향 차이)로 두면

\[P(y_1 \succ y_2 \mid x) = P(\Delta b < \Delta r) = F_{\Delta b}(\Delta r)\]

가 된다. 즉 선호 확률은 “편향 차이의 누적분포함수(CDF)에 진짜 품질 차이를 넣은 값”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 CDF를 무엇으로 고르냐가 곧 모델을 무엇으로 고르냐다.

편향 차이 \(\Delta b\)의 분포 가정 그 분포의 CDF 나오는 모델
표준 로지스틱 분포 (가정 3) \(\sigma\) Bradley-Terry
표준 정규분포 (가정 4) \(\Phi\) Thurstonian (Thurstone, 1927)

여기서 BT 공식의 시그모이드가 어디서 왔는지가 드러난다. 시그모이드는 로지스틱 분포의 CDF다. 우연히 생긴 편의상의 함수가 아니라, “편향 차이가 로지스틱 분포를 따른다”는 가정의 직접적인 결과다. 정규분포를 가정하면 자리에 \(\Phi\)가 들어와 다음 식이 된다.

\[P(y_1 \succ y_2 \mid x) = \Phi(r_{x,y_1} - r_{x,y_2})\]

토이 예제로 차이를 체감해보자. 두 응답의 참 품질 차이가 \(\Delta r = 1.0\)이라 하자.

노이즈 가정 계산 \(P(y_1 \succ y_2)\)
로지스틱 차이(BT) \(\sigma(1.0)\) \(1/(1+e^{-1})\) 약 0.731
가우시안 차이(Thurstonian) \(\Phi(1.0)\) 표준정규 CDF 약 0.841

같은 품질 차이 1.0인데 한쪽은 73%, 다른 쪽은 84%다. 차이가 나는 이유도 직관적이다. 표준 로지스틱 분포는 표준정규분포보다 퍼짐이 크다(표준편차 약 1.81 대 1.0). 편향이 더 널뛴다고 가정한 셈이니, 같은 품질 차이라도 “그 정도로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반대로 편향이 얌전하다고 가정하면 같은 차이가 더 확실한 승부로 읽힌다.

정리하면 — BT는 유일한 정답이 아니라, 사람의 판단 노이즈에 대한 분포 가정 하나를 고른 결과다. 로지스틱을 골랐으니 시그모이드가 나왔을 뿐, 정규분포를 골랐으면 \(\Phi\)가 나왔을 것이다. 이 사실이 뒤에서 다룰 “BT는 선택이다”라는 주장의 첫 단서다.

Method

BT-회귀: 희소 비교를 우회하는 법

앞 절에서 막다른 길에 도달했다. 응답 하나가 평생 1경기만 뛰므로, 그 응답의 점수를 데이터에서 직접 확정할 방법이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Springall(1973)의 답은 문제를 바꾸는 것이다. 응답마다 점수를 하나씩 두려 하지 말고, “특징을 넣으면 점수가 나오는 함수” 하나를 배우자.

\[r(\text{응답}) \;=\; f\bigl(\text{그 응답의 covariate}\bigr)\]

이 한 줄이 두 가지를 동시에 푼다.

  응답마다 점수를 두는 방식 covariate 함수 방식
배워야 할 것 점수 \(N\)개 (응답 수만큼) 함수 \(f\) 하나
비교 1건이 기여하는 대상 그 비교에 낀 응답 2개뿐 함수 \(f\) 전체
처음 보는 응답 점수를 알 방법이 없음 covariate만 있으면 계산 가능

핵심은 가운데 행이다. 원래 방식에서는 비교 하나가 응답 두 개의 점수에만 정보를 준다. 그래서 “1경기”라는 예산이 치명적이었다. 그런데 함수를 배우는 방식에서는 모든 비교가 같은 함수 \(f\)를 향해 쌓인다. 응답 A와 B의 비교에서 배운 것이 나중에 응답 Z를 채점할 때도 쓰인다. 응답들이 더 이상 남남이 아니라 하나의 함수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앞 절의 소개팅 비유로 돌아가면 이렇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는 없지만, “어떤 특징을 가진 사람이 매력적인가”라는 감각은 다른 소개팅에서 얻은 경험으로도 다듬을 수 있다. 그 감각이 \(f\)다.

LLM에서 covariate 역할을 하는 것은 프롬프트-응답 쌍 \((x,y)\)의 문장 임베딩 \(\Psi(x,y) \in [0,1]^d\)다. 그리고 \(f\)는 MLP로 근사한다. 즉 \(\Psi(x,y) \mapsto \hat r(\Psi(x,y))\)다.

그러면 학습은 그냥 이진 분류가 된다

이렇게 놓고 나면 BT 학습의 정체가 드러난다. 응답 두 개가 주어지면 먼저 각각의 점수를 뽑고,

\[\hat r_1 = f(\Psi_1), \qquad \hat r_2 = f(\Psi_2)\]

이 둘에 softmax를 취한다. 그게 곧 “어느 쪽이 이길 확률”이다.

\[P(y_1 \succ y_2) = \mathrm{softmax}(\hat r_1, \hat r_2)_1 = \frac{e^{\hat r_1}}{e^{\hat r_1} + e^{\hat r_2}} = \sigma(\hat r_1 - \hat r_2)\]

이건 클래스가 2개인 분류기와 정확히 같은 모양이다. 입력은 응답 쌍, 출력은 “1번이 이긴다 / 2번이 이긴다”의 확률, 손실은 cross-entropy. BT 손실이라는 특별한 것을 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아는 그 이진 분류 손실 그대로다.

다만 보통의 분류기와 다른 성질이 하나 붙는다. anti-symmetric(반대칭) 구조다. 두 입력의 순서를 바꾸면 답이 정확히 뒤집힌다.

\[P(y_2 \succ y_1) = \sigma(\hat r_2 - \hat r_1) = 1 - \sigma(\hat r_1 - \hat r_2) = 1 - P(y_1 \succ y_2)\]

예측이 차이 \(\hat r_1 - \hat r_2\)에만 의존하므로, 순서를 바꾸면 부호만 뒤집혀 이 성질이 공짜로 따라온다. 두 응답을 그냥 이어붙여 분류기에 넣는 방식이었다면 “A vs B”와 “B vs A”의 예측이 어긋날 수 있는데, 점수를 각각 매긴 뒤 빼는 구조는 그럴 여지가 없다.

그런데 여기에 구멍이 있었다. 오늘날 거의 모든 reward model이 이 방식(임베딩 + MLP + BT 손실)으로 학습된다. 그런데 이 조합이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참값에 수렴한다는 증명은 아무도 한 적이 없었다. 고전 BT 이론은 “선수 한 명이 수십 경기를 뛰는” 세팅을 다루지, “선수마다 1경기씩만 뛰되 모두가 하나의 함수를 공유하는” 세팅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잘 되는 건 알겠는데 왜 되는지는 모르는 상태였던 것이다. 다음 절이 이 구멍을 메운다.

MLP 기반 BT reward model의 수렴률

이 논문의 첫 번째 핵심 기여가 여기서 나온다. Bos and Schmidt-Hieber(2022)의 truncated KL risk 프레임워크를 빌려, 저자들은 embedding 기반 MLP reward model이 실제로 참 확률(그리고 참 보상 차이)에 수렴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phi_n := 2^{\frac{(1+\alpha)\beta + (3+\alpha)d}{(1+\alpha)\beta + d}} \, n^{-\frac{(1+\alpha)\beta}{(1+\alpha)\beta + d}}\]

식이 험해 보이지만 실제로 볼 것은 \(n\)의 지수 하나뿐이다. 앞의 \(2^{(\cdots)}\) 덩어리는 \(n\)과 무관한 상수라 데이터를 늘려도 변하지 않는다. 즉 이 식의 뼈대는 이것이다.

\[\phi_n \;\propto\; n^{-\gamma}, \qquad \gamma = \frac{(1+\alpha)\beta}{(1+\alpha)\beta + d}\]

오차가 \(n^{-\gamma}\)로 줄어든다는 뜻이고, \(\gamma\)가 클수록 빨리 줄어든다. 그러니 \(\gamma\)를 키우거나 깎는 게 무엇인지만 보면 된다. 등장하는 기호는 넷이다.

기호 정체 쉽게 말하면 \(\gamma\)에 미치는 영향
\(n\) 선호 비교 데이터 개수 라벨을 몇 건이나 모았나 많을수록 오차 ↓ (수렴의 원천)
\(\beta\) 참 reward 함수의 매끄러움 비슷한 응답에 비슷한 점수가 매겨지는가 ↑ → \(\gamma\) ↑ (빨라짐)
\(d\) 임베딩 공간의 차원 응답 하나를 몇 개의 숫자로 표현하나 ↑ → \(\gamma\) ↓ (느려짐)
\(\alpha\) 마진 조건 애매한 비교(50:50에 가까운 쌍)가 얼마나 드문가 ↑ → \(\gamma\) ↑ (빨라짐)

\(\beta\)부터 보자. reward 함수가 매끄럽다는 건 임베딩 공간에서 가까운 두 응답이 비슷한 점수를 받는다는 뜻이다. 그래야 “A를 보고 배운 것”이 그 옆에 있는 B에도 통한다. 반대로 조금만 달라져도 점수가 널뛰는 함수라면 응답 하나하나를 따로 배워야 하니 데이터가 훨씬 많이 든다.

\(d\)는 정반대로 작용한다. 차원이 높을수록 같은 개수의 데이터가 공간에 더 성기게 흩어지므로, 새 응답 주변에 참고할 이웃이 없다. 이게 \(d\)가 분모에 그대로 들어가는 이유이고, 익숙한 차원의 저주(curse of dimensionality) 패턴이다.

\(\gamma\)가 실제로 얼마나 차이를 만드는지 숫자로 보자. \(\beta=1, \alpha=0\)으로 고정하고 차원만 바꾼다.

임베딩 차원 \(d\) \(\gamma = 1/(1+d)\) 오차를 절반으로 줄이려면
2 약 0.33 데이터 8배
10 약 0.09 데이터 약 2,000배
50 약 0.02 데이터 약 \(10^{15}\)배

오차가 \(n^{-\gamma}\)이니 절반으로 줄이려면 \(n\)을 \(2^{1/\gamma}\)배 해야 한다. 차원이 조금만 올라가도 필요한 데이터가 폭발한다. 실제 LLM 임베딩은 수천 차원이므로, 이 정리를 액면 그대로 받으면 절망적으로 보인다. 다만 이건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상한(upper bound)이고, 실제 임베딩은 훨씬 낮은 차원의 구조 위에 놓여 있다고 보는 게 보통이다.

Theorem 6(정리, informal)은 적당한 매끄러움·정규성 가정 아래, MLP reward model의 truncated KL risk가

\[R_B(\boldsymbol p_0, \hat{\boldsymbol p}) \le C' B \phi_n L \log^2(n) \to 0\]

으로 0에 수렴함을 보인다. 여기서 \(\boldsymbol p_0\)는 참 선호확률, \(\hat{\boldsymbol p}\)는 모델의 예측 확률, \(L\)은 MLP의 깊이, \(B\)와 \(C'\)는 상수다. truncated KL risk는 두 확률분포가 얼마나 다른지를 재는 값이라고 보면 된다.

결국 이 부등식이 말하는 바는 하나다. 데이터가 늘어날수록(\(n \to \infty\)) 모델의 예측 확률이 참 확률에 다가간다. 앞 절에서 “잘 되는 건 알겠는데 왜 되는지 모른다”고 했던 그 구멍이 여기서 메워진다. 임베딩 + MLP + BT 손실이라는 조합에 처음으로 수렴 보장이 붙은 것이다.

확률 오차가 reward 오차로 번질 때 생기는 함정

Corollary 7은 이 확률 수렴 결과를 실제로 쓰고 싶은 보상 차이 오차로 옮긴다.

\[\lvert r(\Psi_1) - r(\Psi_2) - (\hat r(\Psi_1) - \hat r(\Psi_2)) \rvert \lesssim \frac{\lvert \sqrt{p_0} + \sqrt{\hat p} \rvert}{\tilde p (1 - \tilde p)} \sqrt{\phi_n L} \log(n) \to 0\]

왜 이 변환이 필요한가부터 짚자. Theorem 6이 보장한 것은 확률 \(\hat p\)가 참값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정작 쓰고 싶은 건 reward 점수 차이다. best-of-N으로 응답을 고를 때도, PPO의 보상으로 쓸 때도 필요한 건 확률이 아니라 점수다. 그러니 “확률이 정확하다”를 “점수 차이가 정확하다”로 옮겨야 하는데, 그 환산 과정에서 오차가 증폭된다.

기호부터 정리하면, \(r(\Psi_1) - r(\Psi_2)\)가 참 점수 차이, \(\hat r(\Psi_1) - \hat r(\Psi_2)\)가 모델이 매긴 점수 차이이므로 좌변은 그 둘의 오차다. 우변의 \(\tilde p\)는 \(p_0\)(참 확률)와 \(\hat p\)(예측 확률) 사이 어딘가의 값이다.

핵심은 분모 \(\tilde p(1-\tilde p)\)다. 이 항은 \(\tilde p = 0.5\)에서 최대(0.25)이고, 0이나 1로 갈수록 급격히 작아진다. 분모가 작아지면 전체 식이 커지니, 확률 오차가 점수 오차로 번질 때 곱해지는 증폭 배율인 셈이다.

왜 하필 이 모양인가. 확률과 점수 차이는 시그모이드로 연결되어 있고(\(p = \sigma(\Delta r)\)), 그걸 거꾸로 풀면 \(\Delta r = \log\frac{p}{1-p}\)다. 이 역함수의 기울기가 정확히 \(1/[p(1-p)]\)다. 즉 시그모이드가 평평한 구간일수록 역방향 환산이 불안정해진다.

말로 하면 이렇다. 확률이 0.99 근처라는 건 시그모이드의 꼬리 부분이라는 뜻인데, 거기서는 점수 차이가 크게 달라져도 확률이 거의 안 변한다.

\[\sigma(3) = 0.953, \qquad \sigma(5) = 0.993, \qquad \sigma(7) = 0.999\]

점수 차이가 3에서 7로 두 배 넘게 벌어지는 동안 확률은 0.95에서 0.999로 겨우 움직인다. 뒤집어 말하면, 확률을 0.99로 정확히 맞혔다 해도 그게 점수 차이 4인지 6인지는 알 길이 없다. 반대로 확률이 0.5 근처면 시그모이드가 가장 가파르므로 확률 하나로 점수 차이가 좁게 특정된다.

토이 예제로 이 증폭이 얼마나 심한지 보자. \(1/[\tilde p(1-\tilde p)]\) 값을 \(\tilde p\)별로 계산하면:

\(\tilde p\) \(\tilde p(1-\tilde p)\) \(1/[\tilde p(1-\tilde p)]\)
0.50 (거의 동률) 0.250 4
0.90 (꽤 확실) 0.090 약 11
0.99 (거의 확실) 0.0099 약 101
0.999 (사실상 확정) 0.000999 약 1,001

동률에 가까운 비교(4배)와 사실상 결과가 정해진 비교(1,001배) 사이에 250배 차이가 난다. 결론은 명확하다. 오차 보장이 의미를 가지려면 비교하는 두 응답의 보상이 서로 가까워야 한다. 압도적으로 한쪽이 나은 쌍을 비교 데이터로 아무리 많이 넣어도, 그 학습 신호가 실제 reward 오차를 줄인다는 보장은 약해진다. 이건 뒤에서 다룰 cross-prompt 비교의 한계를 이해하는 데도 쓰인다.

Order Consistency: reward 모델링에 정말 필요한 조건

여기서부터 논문의 두 번째 핵심 주장이 시작된다. BT 손실은 사람의 선택 확률을 정확히 맞히는 걸 목표로 한다. 그런데 downstream에서 reward model을 쓰는 방식(best-of-N 샘플링, PPO 등)은 확률값 자체가 아니라 “어느 응답이 더 나은가”라는 순서만 있으면 충분하다. 순서가 같다면 \(\hat r = h(r)\)처럼 단조증가함수 \(h\)로 재조정된 reward라도 최적화 결과는 똑같다.

Definition 8(Order Consistency)은 이 요구조건을 정식화한다. 서로 다른 두 프롬프트-응답 쌍에 대해,

\[(\hat r(x_1,y_1) - \hat r(x_2,y_2)) \cdot (r(x_1,y_1) - r(x_2,y_2)) > 0\]

이면 \(\hat r\)은 order consistent다. 그리고 사람 라벨 자체도 노이즈가 있다는 걸 반영해, 학습 가능한 관측 손실 \(\mathcal{L}_{oc}\)을 최소화하면 참 오라클 순서와도 높은 확률로 일치한다는 게 Proposition 9의 내용이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대학 입시에서 중요한 건 “정확히 몇 점을 맞았는가”가 아니라 “합격선 위인가 아래인가, 몇 등인가”다. 원점수를 표준점수로, 표준점수를 등급으로 바꿔도 등수만 유지되면 입시 결과는 똑같다. reward model도 마찬가지다 — 확률을 정밀하게 맞히는 것과 순서를 맞히는 것은 다른 요구조건이고, 후자만으로 충분하다.

BT는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선택이다

BT 모델은 order consistency를 만족하는 방식 중 하나다. \(h=1\)(첫 응답 선호)일 확률을 \(\sigma(\hat r_{\text{BT}}(x_1,y_1) - \hat r_{\text{BT}}(x_2,y_2))\)로 모델링하고 교차 엔트로피로 학습하면,

\[\mathcal{L}_{\text{BT}} = \mathbb{E}\left[\mathbb{1}_{h=1}\sigma(\hat r_{\text{BT}}^1 - \hat r_{\text{BT}}^2) + \mathbb{1}_{h=-1}(1 - \sigma(\hat r_{\text{BT}}^1 - \hat r_{\text{BT}}^2))\right]\]

이 손실은 비교 순서를 뒤집으면 예측도 정확히 뒤집히도록 강제하는 비대칭(anti-symmetric) 구조를 갖는다. 이 구조 때문에 BT는 반드시 Siamese 네트워크(같은 파라미터로 두 입력을 각각 통과시키고 차이를 비교하는 구조)로 구현해야 하고, 사실상 MLP만 백본으로 쓸 수 있다.

비대칭 제약을 느슨하게 풀면 — Classification 대안

order consistency만 원한다면 이 anti-symmetry가 정말 필수일까?

여기서 한 번 짚고 갈 것이 있다. order consistency는 확률을 맞히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순서만 맞으면 된다. 그런데 BT는 “이 쌍에서 사람이 첫 응답을 고를 확률은 0.73”까지 맞히려 든다. 목표보다 훨씬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요구를 낮춘다. 쌍이라는 구조를 아예 버리고, 응답 하나하나를 따로 놓고 “이건 좋은 응답인가, 나쁜 응답인가”만 맞히면 어떨까?

주의할 점은 이것이 “둘 중 어느 쪽이 나은가”를 맞히는 분류가 아니라는 것이다. 선호쌍 \((y_1 \succ y_2)\)를 학습 데이터 두 건으로 쪼갠다.

원래 데이터 쪼갠 뒤
\((x, y_1 \succ y_2)\) 비교 1건 \((x, y_1) \to\) 라벨 +1(chosen)
  \((x, y_2) \to\) 라벨 −1(rejected)

이렇게 하면 각 프롬프트-응답이 독립적인 분류 예제가 된다. 형식적으로는 두 응답에 대해 따로 \(+1/-1\)을 예측하는 모델 \(\hat H := (\hat H_1, \hat H_2)\)를 두는 것이고, BT가 강제하던 \(\hat H_1 = -\hat H_2\) 제약은 걸지 않는다. 데이터가 충분하면 \(\hat H_1 \approx h\), \(\hat H_2 \approx -h\)가 저절로 학습된다는 게 저자들의 논지다.

그런데 순서가 보장되나? 보장된다. 논리는 단순하다. \(y_1\)을 “+1”로 맞히고 \(y_2\)를 “−1”로 맞혔다면, 두 응답의 순서는 자동으로 맞다. 순서가 틀리려면 둘 중 적어도 하나를 잘못 분류해야만 한다. 그러니 순서를 틀릴 확률은 두 분류 오류 확률의 합을 넘지 못한다. 이게 union bound이고, 식으로 쓰면 이렇다.

\[\mathcal{L}_{\text{oc}} \le \mathcal{L}_{\text{clf}} := \mathbb{E}(h = \hat H_{\text{clf}}(x_1,y_1)) + \mathbb{E}(-h = \hat H_{\text{clf}}(x_2,y_2))\]

즉 \(\mathcal{L}_{\text{clf}}\)는 order consistency 손실의 upper bound다. 분류 오류를 줄이면 순서 오류는 그 아래로 눌린다. 목표를 직접 최적화하지 않고 더 다루기 쉬운 상한을 대신 최적화하는, 머신러닝에서 흔한 수법이다.

얻는 것은 자유다. 페어를 묶어 Siamese로 흘릴 필요가 없으니 기성 이진 분류기를 아무거나 쓸 수 있다 — MLP든 LightGBM이든. 학습이 끝나면 분류기의 로짓(logit)을 reward 프록시로 쓴다. 로짓은 “좋은 응답일 확신도”이므로 클수록 좋은 응답이고, 그 순서가 곧 reward 순서가 된다.

대신 포기하는 것도 분명하다. 로짓은 선호 확률로 보정(calibrate)되어 있지 않다. 순서를 쓰는 용도(best-of-N 재랭킹 등)에는 문제없지만, “사람이 이걸 고를 확률이 얼마인가”를 그대로 읽어야 하는 용도에는 쓸 수 없다.

그런데 “좋은 것들” 사이의 순서는 어떻게 나오나

여기서 자연스러운 의문이 생긴다. RL이나 best-of-N에서는 한 프롬프트에 대해 응답을 여러 개 뽑아 줄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분류기는 좋다/나쁘다 두 갈래로만 나눈다. “좋음”으로 분류된 것들끼리는 무슨 근거로 순위를 매기나?

먼저 짚을 것은, 실제로 쓰는 값이 하드 라벨이 아니라 로짓이라는 점이다. 분류기는 \(P(\text{chosen} \mid x, y)\)를 예측하고, 그 연속값이 곧 reward다. 그러니 “좋음” 안에서도 값은 갈린다.

그럼 그 값이 무엇을 재고 있는가. 학습 데이터에서 응답 \(y\)가 “+1”이 되는 것은 자기 상대를 이겼을 때다. 따라서 이상적인 분류기가 수렴하는 값은 이렇게 쓸 수 있다.

\[P(\text{chosen} \mid x, y) = \mathbb{E}_{y' \sim q(\cdot \mid x)}\bigl[P(y \succ y')\bigr] = \mathbb{E}_{y'}\bigl[\sigma(r(y) - r(y'))\bigr]\]

여기서 \(q(\cdot \mid x)\)는 그 프롬프트에서 상대로 등장하는 응답들의 분포다. 즉 로짓은 “이 응답이 임의의 상대를 이길 확률”, 일종의 승률이다. 그리고 이 값은 \(r(y)\)에 대해 단조증가한다 — 참 점수가 높으면 승률도 높다. 단조 변환이므로 순서가 보존된다. 이것이 “좋은 것들 사이의 순서”가 나오는 근거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는다. 위 식의 기댓값이 \(q(\cdot \mid x)\)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상대가 누구였느냐에 따라 같은 “+1”도 의미가 달라진다.

응답 어떻게 chosen이 됐나 진짜 실력
\(y_a\) 형편없는 상대를 이겨서 보통
\(y_b\) 막상막하인 상대를 간신히 이겨서 뛰어남

둘 다 라벨은 “+1”이고, 분류기는 상대가 누구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y_b\)가 실제로 더 좋은데도 \(y_a\)가 더 높은 로짓을 받을 수 있다. 앞서 본 union bound \(\mathcal{L}_{\text{oc}} \le \mathcal{L}_{\text{clf}}\)도 이 경우를 덮지 못한다. 그 부등식이 보장하는 것은 데이터에 실제로 등장한 쌍의 순서이지, 서로 붙어본 적 없는 두 chosen 응답의 상대 순서가 아니다.

실무에서 그럭저럭 굴러가는 이유는 사용 방식에 있다. RL이나 best-of-N은 보통 하나의 프롬프트에 대해 한 정책이 뽑은 \(K\)개를 정렬한다. 이때는 \(q(\cdot \mid x)\)가 사실상 같으므로 위 기댓값이 공통 기준이 되고, 로짓 순서가 곧 reward 순서가 된다. 같은 프롬프트 안에서는 비교적 안전하다.

위험한 것은 프롬프트를 가로질러 점수를 비교할 때다. 여러 프롬프트의 응답을 한 배치에 섞어 advantage를 계산하는 식이면 \(q\)가 달라져 기준이 어긋난다. 바로 다음 절의 cross-prompt 논의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RM 점수를 프롬프트 간에 비교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은 #9 RewardBench 2에서 평가 방법론의 문제로 다시 나온다.

결국 둘 다 “스칼라 하나로 점수 매기기”다

여기까지 오면 한 가지가 분명해진다. 추론 시점에는 두 방식이 완전히 같다. 둘 다 \((x,y)\) 하나를 넣어 스칼라 하나를 받고 그걸 reward로 쓴다. 아키텍처도 똑같이 “임베딩 → 스칼라 헤드”다. 다른 것은 학습할 때 그 스칼라를 무엇과 비교하느냐뿐이다.

  BT Classification
추론 스칼라 하나 → reward 동일
손실이 비교하는 대상 \(\sigma(\hat r_1 - \hat r_2)\) vs 선호 라벨 \(\sigma(g)\) vs \(\pm 1\)
기준점 상대 응답(상대적) 고정 라벨(절대적)

그리고 앞에서 본 장단점이 전부 이 한 줄에서 파생된다. BT는 스칼라를 짝의 스칼라와의 차이로만 다루므로 절대 위치가 의미 없고(shift-invariant), 대신 짝을 묶어야 하니 Siamese 구조에 갇힌다.

Classification은 ”\(y\)가 \(y'\)를 이겼다”는 상대적 사실을 “\(y\)는 +1”이라는 절대 라벨로 납작하게 만든다. 그래서 짝을 풀 수 있고 아무 분류기나 쓸 수 있게 되는데, 바로 그 납작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누구를 이겼는지”가 버려진다. 방금 본 상대 분포 문제가 여기서 나온다. 편의와 약점이 같은 뿌리인 셈이다.

  BT (BT-MLP) Classification (CLF)
강제하는 구조 anti-symmetry(엄격) 없음(union bound로 근사)
필요한 데이터 형태 페어(Siamese 입력) 개별 프롬프트-응답 (분류 라벨)
쓸 수 있는 모델 사실상 MLP만 MLP, LightGBM 등 기성 분류기 전부
order consistency와의 관계 정확히 만족 상한(upper bound)으로 만족

두 방식 다 order consistency라는 같은 목표의 서로 다른 구현이다. BT가 “필연”이 아니라는 이 논문 전체의 주장이 이 비교표 한 줄로 요약된다.

Cross-prompt 비교가 이론적으로 더 낫다

관례적으로 선호 annotation은 같은 프롬프트에서 나온 두 응답끼리만 비교한다. 저자들은 이 관례에도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한다. 두 응답의 utility가 가우시안 \(\mathcal{N}(\mu_x, \sigma_x^2)\)을 따른다고 하면, annotation quality를 “노이즈가 있는 상황에서 평균적으로 올바른 순서를 맞힐 확률” \(\mathcal{Q}_{\text{pair}}(x) = \mathbb{E}[\sigma(\beta \lvert r(x,y_1) - r(x,y_2) \rvert)]\)로 정의할 수 있다.

토이 예제로 annotator 판별력 \(\beta\)와 응답 다양성 \(\sigma_x\)의 곱 \(\beta^2\sigma_x^2\)을 바꿔가며 계산한 결과가 논문에 실려 있다.

\(\beta^2 \sigma_x^2\) \(\mathcal{Q}_{\text{pair}}\)(정답률)
1 약 0.6749
2 약 0.7251
4 약 0.7781
10 약 0.8428

같은 annotator라도(같은 \(\beta\)) 응답들의 분산 \(\sigma_x^2\)이 클수록 정답률이 67.5%에서 84.3%까지 올라간다. 즉 annotation 품질은 annotator의 실력과 응답 간 편차, 둘 다에 달려 있다. 그런데 같은 프롬프트에서 나온 두 응답은 같은 LLM이 만든 것이라 서로 비슷하기 쉽다 — 편차가 작다. 반면 서로 다른 프롬프트의 응답을 무작위로 짝지으면 편차가 구조적으로 커진다. Proposition 10Theorem 11은 이를 정식화해, unimodal하고 대칭인 효용 분포에서는 cross-prompt 비교가 same-prompt 비교보다 기대 reward 차이가 항상 크거나 같다는 것을 증명한다.

\[\mathbb{E}_x \mathbb{E}_{y_1,y_2 \mid x}[\lvert r_{x,y_1} - r_{x,y_2} \rvert] \le \mathbb{E}_{x_1,x_2} \mathbb{E}_{y_1 \mid x_1, y_2 \mid x_2}[\lvert r_{x_1,y_1} - r_{x_2,y_2} \rvert]\]

비유하자면 이렇다. 같은 반 1등과 2등의 시험 점수를 비교하면 종이 한 장 차이라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반면 전교생 중 아무나 두 명을 무작위로 뽑아 비교하면 점수 차가 훨씬 크게 벌어지기 마련이라 우열이 뚜렷하다. Cross-prompt 비교는 “무작위로 아무나 뽑아 비교하기”에 해당한다.

Experiments

실험 설계 — 12,000개 이상의 조합

저자들은 재현성·통제 가능성·계산 효율을 우선해 실험을 설계했다. PPO 대신 Best-of-N(BoN) 샘플링으로 reward model을 평가한다 — PPO는 설정마다 LLM을 새로 파인튜닝해야 해서 12,000개 조합을 전부 도는 건 계산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험 규모는 다음 여섯 개 축의 곱이다.

base LLM Gemma2b, Gemma7b, LLaMA3-8b(및 각 SFT 버전) 총 6개
데이터셋 Anthropic-Harmless, Anthropic-Helpful
응답 샘플링 방법 3가지
annotation 노이즈 수준 6단계(\(\beta \in \{0.5, 0.7, 1.0, 3.0, 5.0, 10.0\}\), 오답률 5%~38%)
reward model 구현체 BT-MLP, CLF-MLP, CLF-LGB(LightGBM) 3종
annotation 가용량 시나리오 4단계(5,000 / 10,000 / 20,000 / 40,000건)
random seed 5개

이 조합을 전부 곱하면 약 12,960건이고, 논문은 “12,000개 이상의 실험 설정”으로 보고한다.

BT vs Classification — 정면 대결

BoN N=500에서 base model 대비 golden reward 개선폭을 6개 base 모델 × 2개 데이터셋에서 비교한 결과다(논문 Figure 1). Harmless에서는 BT-MLP와 CLF 계열이 대체로 비슷하거나 CLF가 근소 우위였지만(예: LLaMA3-8b에서 BT 약 0.10 vs CLF 약 0.18~0.20), Helpful에서는 차이가 훨씬 극적이다.

Base 모델(Helpful) BT-MLP CLF-MLP CLF-LGB
Gemma2b 약 1.77 약 2.98 약 2.87
Gemma2b-SFT 약 0.13 약 1.51 약 1.75
Gemma7b 약 2.08 약 3.17 약 3.03
Gemma7b-SFT 약 0.48 약 1.86 약 2.01

Gemma2b-SFT에서는 BT가 사실상 붕괴(약 0.13)한 반면 classification 계열은 10배 넘는 개선(1.51~1.75)을 보였다. 저자들의 결론은 명확하다 — classification reward model이 BT보다 일반적으로 더 나은 성능을 내면서, MLP에 갇히지 않고 LightGBM 같은 기성 분류기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유연성까지 더 갖췄다.

Annotation 품질·양이 바뀌면 순위가 바뀐다

annotation 개수를 5,000건에서 40,000건까지 늘려가며 본 결과(논문 Figure 3)다. classification 계열이 대체로 BT보다 높거나 같은 golden reward를 유지하며,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개선폭도 더 안정적으로 커진다.

annotation 품질(노이즈 수준 \(\beta\))을 바꾼 실험에서는 흥미로운 교차가 나온다.

조건 우세한 방식
노이즈가 낮음(오답률 10% 미만, \(\beta\)가 큼) BT가 classification보다 근소 우세
노이즈가 높음(오답률 10% 이상) classification이 BT보다 견고 — 성능 하락폭이 더 작음
annotation 개수 증가 classification이 일관되게 우세, 개선폭도 더 안정적

정답률이 아주 높은 소량의 고품질 annotation만 있다면 BT도 충분히 경쟁력 있지만, 실전처럼 노이즈가 섞이고 대량 annotation을 다루는 상황에서는 classification이 더 안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Cross-prompt 비교의 실증 효과

이론이 예측한 대로, cross-prompt annotation은 same-prompt annotation보다 일관되게 BoN 성능을 높였다(2개 데이터셋 × 6개 base 모델 × 3개 reward model 구현체 전체에서). 저자들은 이 효과의 원인을 파고들기 위해 두 개의 합성 세팅을 추가로 설계했다.

세팅 응답 쌍 구성 cross-prompt 효과
Similar Comparison 한 프롬프트당 생성된 10개 응답 중 golden reward 순위 중간 2개를 짝지음(다양성 최소) same-prompt 비교는 유용한 reward model을 거의 못 만듦 — cross-prompt가 압도적으로 우세
Diversified Comparison 같은 10개 응답 중 최상위·최하위를 짝지음(다양성 최대) cross-prompt의 이점이 크게 줄어듦(부정적 영향은 없음)

그리고 pairwise annotation의 평균 절대 보상 차이(응답 간 다양성의 대리 지표)와 cross-prompt 개선폭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었다(논문 Figure 6). 특히 무작위로 응답 두 개를 뽑는 실제 상황(Random)의 평균 보상 차이가 인위적으로 다양성을 낮춘 Similar 세팅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관찰이 중요하다 — 실전에서 같은 프롬프트로 뽑은 두 응답은 생각보다 서로 비슷해서, cross-prompt 비교를 적용할 유인이 실제로도 크다는 뜻이다.

Conclusion

한 줄로 요약하면: BT 모델은 임베딩 기반 신경망으로 구현할 때 실제로 참 보상에 수렴한다는 것이 이 논문에서 처음 증명됐지만, 그 증명이 “BT가 유일한 답”이라는 뜻은 아니다. reward 모델링에 정말 필요한 조건은 order consistency뿐이고, 그 조건을 만족하는 classification 기반 대안이 12,000개 이상의 실험에서 오히려 BT를 능가했다.

정리하면,

  1. 이론: BT 모델을 LLM reward modeling에 쓰는 관행은 고전적 BT 세팅(반복 대결, 파라미터 직접 추정)과 다르다(희소 비교, 새 데이터 예측). 그럼에도 임베딩 기반 MLP-BT reward model이 참 확률·참 보상 차이에 수렴한다는 것을 truncated KL risk bound로 증명했다(Theorem 6, Corollary 7).
  2. 대안: reward 모델링의 진짜 목표는 order consistency이며, BT의 anti-symmetry 제약은 그걸 만족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anti-symmetry를 느슨하게 풀면 기성 이진 분류기(MLP, LightGBM)를 그대로 쓰는 classification reward model을 얻는다 — 이 손실이 order consistency 손실의 upper bound라는 것도 증명됐다(Proposition 9, Eq. 22).
  3. annotation 설계: 같은 프롬프트끼리만 비교하는 관행에도 이론적 근거가 없다. cross-prompt 비교가 기대 보상 차이를 구조적으로 키워 annotation 품질을 높인다(Theorem 11)는 것이 이론과 실증 양쪽에서 확인됐다.

이 논문의 결론 — BT는 필연이 아니라 하나의 선택지이며, “필요한 건 order consistency뿐” — 은 이 시리즈의 다음 두 흐름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7 ArmoRM이 스칼라 하나 대신 다목적 reward로 분해하는 것도, 6부의 GenRM이 아예 reward를 확률 스칼라가 아니라 텍스트 생성으로 바꾸는 것도, 결국 “reward 모델링이 반드시 BT-스타일 스칼라 확률 모델일 필요는 없다”는 이 글의 결론 위에서 성립한다. 다음 글(#5 Secrets of RLHF II)은 이 order-consistent 목적함수들이 실제 노이즈 섞인 선호 데이터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일반화되는지를 다룬다.

참고 문헌


RL Reward 설계 시리즈

이 글은 RL Reward 설계 시리즈의 네 번째 글이다.

1부. 지형도

  1. Deep RL from Human Preferences (Christiano 2017) — 선호로 보상을 배우는 원형
  2. InstructGPT (Ouyang 2022) — RLHF 3단계 표준 레시피
  3. HH-RLHF (Bai 2022) — helpful·harmless preference model

2부. 스칼라 RM 해부

  1. (현재 글) Rethinking Bradley-Terry (2024) — reward 변환의 수학적 기반
  2. Secrets of RLHF II (2024) — 선호 데이터 노이즈와 RM 일반화
  3. Skywork-Reward (2024) — 데이터 큐레이션이 아키텍처를 이긴다
  4. ArmoRM (2024) — 다목적 분해와 MoE 게이팅
  5. Llama 2 (2023) — helpfulness·safety RM 분리 프로덕션 레시피
  6. RewardBench 2 (2025) — RM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3부. Reward Hacking

  1. Overoptimization Scaling Laws (2022) — Goodhart의 법칙 정량화
  2. Length Correlations in RLHF (2023) — 성능 향상의 얼마가 길이인가
  3. ODIN (2024) — 길이를 reward에서 분리
  4. Sycophancy (2023) — RM은 사실보다 동의를 좋아한다
  5. WARM (2024) — weight averaging으로 hacking 방어

4부. 안전성 정렬

  1. Safe RLHF (2023) — 안전성을 reward가 아니라 제약으로
  2. Rule-Based Rewards (2024) — 안전 규칙을 reward로 직접 번역
  3. Deliberative Alignment (2024) — 안전 명세를 모델의 추론 안으로
  4. Shallow Safety Alignment (2024) — 정렬은 첫 몇 토큰에만 얹혀 있다
  5. OR-Bench (2024) — 과잉 거절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5부. reward를 정책으로

  1. PPO (2017) — clipped surrogate objective
  2. Secrets of RLHF I (2023) — PPO 학습 안정화 트릭
  3. GRPO / DeepSeekMath (2024) — value network를 버리다
  4. RLOO (2024) — REINFORCE로 충분한가
  5. DPO (2023) — reward를 없애면 어떻게 되는가
  6. SimPO (2024) — reference-free + 길이 정규화
  7. KTO (2024) — 선호 쌍 없이 이진 신호만으로
  8. GSPO (2025) — importance ratio를 시퀀스 단위로
  9. DAPO (2025) — 신호 없는 프롬프트를 버린다
  10. BOND (2024) — Best-of-N을 추론 비용 없이
  11. WARP (2024) — 정책을 weight space에서 병합

6부. Process & Verifiable Reward

  1. Let's Verify Step by Step (2023) — 과정 감독이 결과 감독을 이긴다
  2. Math-Shepherd (2023) — 사람 라벨 없는 PRM
  3. DeepSeek-R1 (2025) — RLVR, 규칙이 reward가 될 때

7부. Generative Reward Model

  1. Prometheus 2 (2024) — 오픈 평가자 모델과 rubric 조건부 평가
  2. Generative Verifiers (2024) — reward를 next-token prediction으로
  3. Generative Reward Models (2024) — GenRM과 선호 학습의 결합
  4. Self-Taught Evaluators (2024) — 사람 라벨 없이 judge를 키우다
  5. DeepSeek-GRM / SPCT (2025) — inference-time scaling

8부. 생각하는 Judge

  1. ReasonGRM (2025) — reasoning 능력을 judge에 이식
  2. J1 (2025) — RL로 judge를 생각하게 만들기
  3. Rubrics as Rewards (2025) — 비검증 도메인으로
  4. CriticEval (2024) — judge 자체를 어떻게 평가하나
  5. One Token to Fool LLM-as-a-Judge (2025) — GenRM도 뚫린다

9부. 에이전트는 무엇이 다른가

  1. 에이전트 RL은 무엇이 다른가 — 장기 지평·희소 보상·긴 궤적
  2. 공을 어디에 돌릴 것인가 — credit assignment 47개 방법의 지도
  3. 멀티턴 RL 실무 가이드 — 무엇이 실제로 작동하는가

10부. credit assignment — 공을 어디에 돌릴 것인가

  1. 결과만으로는 부족하다 — 장기 지평에서 증폭되는 RLVR의 한계
  2. 턴 단위로 공을 나눈다 — turn-level reward 설계
  3. 스텝을 단위로 삼는다 — 행동 단위 궤적 표현과 credit
  4. 토큰과 세그먼트로 더 잘게 — 세밀한 입도의 득과 실
  5. shaping은 약인가 독인가 — 중간 보상의 효율과 위험

11부. 에이전트의 reward는 어디서 오나

  1. 환경이 곧 reward다 — 샌드박스·테스트·상태 검증
  2. 도구 호출을 어떻게 채점하나 — ToolRL·ToolRM
  3. 궤적을 judge가 채점한다 — rubric 생성형 reward의 확장

12부. 에이전트 도메인별 설계

  1. 검색 에이전트 — Search-R1에서 DeepDive까지
  2. 코드 에이전트 — SWE-RL과 테스트라는 reward
  3. 웹·GUI 에이전트 — end-to-end 멀티턴 RL

13부. 에이전트의 실패와 방어

  1. 에이전트의 reward hacking — 판정기가 뚫린다, 그리고 조합의 실패

14부. 실전 종합

  1. 프론티어의 helpfulness reward 설계 — 열한 개 모델이 능력 축에서 택한 것
  2. 프론티어의 harmlessness reward 설계 — 안전 축과 over-refusal 트레이드오프
  3. 프론티어 모델은 실제로 어떻게 하나 — 최신 모델들의 agentic RL 설계
  4. reward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 시리즈를 관통한 RM 설계 원칙 한 장

본 시리즈는 62편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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